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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당/작가의 작법서

이연실의 <에세이 만드는 법> 요약

by 나답게글쓰기 2025. 1. 31.

문학동네 15년 차 에세이 편집자. 김훈의 '라면을 끓이며''연필로 쓰기', 하정우의 '걷는 사람, 하정우'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김이나의 '김이나의 작사법' 이슬아의 '부지런한 사랑' '나는 울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어른아이 김용택' '김용택의 어머니''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 수당이나 주세요''실어증입니다, 일하기싫어증''책을 읽는 방법''유정아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미친 사랑의 서'''영초언니'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등 에세이를 만들었다.


1. 좋은 제목은 본문에 숨어 있다. 또는 작가와의 대화에서 발견할 수도 있다. 포털 사이트를 활용하라. (네이버 지식인 등)

2. 띠지는 편집자의 영역이다.

3. 좋은 이미지를 모아 '자기만의 미술관'을 가져라.

4. 편집자와 디자이너는 갑을 관계도, 하청 관계도, 권력 관계도, 줄다리기해야 하는 관계도 아니다. 우리는 책이 나올 때까지 함께 필 흘리며 어깨 걸고 동행하는  '전우'다. 편집자는 전투 과정에서 이 책과 관계된  여러 사람을 직접 상대하며 합의점을 찾고, 원조 요청을 하고, SOS 신호를 보내기도 하지만, 디자이너는 이 책을 둘러싼 그 누구에게도 직접 호소하지 못한다. 부당하고 힘들다고 느껴질 때 디자이너가 속내를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담당 편집자 밖에 없다.

5. 에세이 원고를 고치는 데는 세 가지 과정이 있다. 교정과 교열과 윤문이다. 교정에는 정답이 있다. 교열은 비문과 가독성이 떨어지는 문장을 가다듭는 작업이다. 편집자마다 다른 문장이 나올 수 있다. '정답'은 없되 '근거'는 명확해야 한다. 윤문은 글에 '윤기'를 더해주는 작업이다. 윤문은 저자와 사전에 대략의 수위와 분위기를 상의하고, 전체 원고 윤문을 하기 전에 샘플을 보여 주기도 한다. 

6. 저자는 최고의 마케터다. 굿즈 모으기.

7. 보도자료는 책의 출생신고서이자 세상을 향해 띄우는 편집자의 첫 편지다.

8. 책 한 권을 완성하는 데는 상당한 체력과 마을과 시간이 소요된다. '이 원고에 수개월을 헌신할 가치가 있는가?'라는 질문은 결국 편집자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9. 책이 될 만한 이야기를 나이테처럼 천천히 쌓아 가며 살아 온 유명인의 책은 질적으로 다르다. 

10. 때로는 글 한 줄로 한 사람의 운명이 바뀌고, 억울함이 풀리며, 세상이 뒤집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11. 덕후가 차곡차곡 부은 구독료와 회원 가입비는 훗날 편집자가 타는  '곗돈'으로 돌아올 것이다. (컨셉진, 보스토크, 씨네21, 채널예스, 톱클래스)

12. 이렇듯 세상 어딘가엔 분명히 있다. 나의 막연한 감과 호기심을 확신으로 바까ㅝ 주는 사람들, 내가 못 읽는 언어, 내가 완전하게 할 수 없는 부분까지 채워주는 사람들이.

13. 편집자로서 몸 사리지 말자. 다른 사람이 쉽사리 안 하려는 책, 고생길이 훤한 책이라도, 어떤 사람과 삶이 소중하다면, 애틋하고 유일하다면, 일단 끌어안고 같이 헤쳐나가 보자. 

14. 내가 좋아하는 문장을 쓴, 책 바깥의 작가를 만나 밥 먹고 대화하고 함께 일하는 것은 편집 일의 큰 재미와 축복이다.

15. 편집자란 작가가 자학하고 작아질 때 끝까지 편이 되어 주는 사람. 묵묵히 기다려 주는 사람. 그러나 도달해야 할 목표점과 마감을 잊지 ㅇ낳도록 등대가 되어 주는 사람. 그리고 그 모든 사정과 핑계를 돌파하고 끝내 책 한 권을 완성해 내고야 마는 사람. 


에세이 시장은 '진정성'의 전쟁터다. 1쇄의 전당에 꽂혀 있는 책들, 끝내 중쇄를 찍지 못한 에세이들. 

편집 과정: 초교 - 재교 - 삼교 - 오케이교

오직 일에 자존심을 건 사람만이 화를 낸다. 일에 자존심이 없는 사람은 뒤에서 짜증내고 투덜거리고 빈정거릴지언정 화내지 않는다. 

 

예술가란 기본적으로 절망적인 상태에 빠진 사람들이거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가족을 먹여살리지' 같은 현실적이고 균형 잡힌 고민을 할 때 '인간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대체 뭘까' 따위의 뜬구름 잡는 고민을 하는 이기적이고 철없는 인간들이기도 해. 
작가들은 지도를 가지고 있는 지혜로운 현자가 아니라 '길을 잃고 헤매는 자들',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는 햇병아리 검투사로 봐 주면 딱 적당한 포지션이다. 그들은 자신도 전혀 알지 못하는 어둠과 무작정 싸워야 하는 사람들이지. 
작가에게 많은 걸 요구하거나 작품 외에너무 큰 기대를 걸지 마. 잘하려면 미쳐야 되고, 미친 사라믇ㄹ은 작아. 협소하고 편협해. 하지만 그렇게 좁기에 깊이, 아주 깊숙이 내려갈 수 있는 거지. 그리고 편집자는 이 미친자들에게 약간의 안쓰러움과 드넓은 애정을 품고서 그 좁지만 끝 모를 깊은 세계에 넓이를 확보해 주는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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