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학년을 위한 동화를 발굴하는 샘터 동화상은 올해 44회를 맞았다.
샘터상은 올해 새로 정비해 동화와 생활수필 2개 부문으로 나눴다.
동화를 좋아하지만 샘터 동화상은 내 취향은 아니다. 오히려 정채봉 문학상을 좋아한다. <고릴라 형과 오로라><휘파람 친구><팔씨름><바람을 가르다><껌 좀 떼지 뭐>를 재미있게 읽었다.
정채봉 문학상은 동화작가 정채봉(1946~2001)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여수 MBC가 2011년 제정했다. 1년 동안 문예지에 발표된 창작 단편동화 중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상금은 1000만 원.
정채봉 작가는 전라남도 순천에서 태어나 1948년 광양으로 이주해 성장했다. 1975년 동국대학교 국문학과를 나오고 1978년부터 2001년까지 월간 <샘터>를 발행하는 샘터사에서 편집자로 일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오세암><스무살 어머니><물에서 나온 새><생각하는 동화> 등이 있다.
샘터사는 1970년 월간 <샘터>를 모태로 단행본과 아동서를 펴내는 출판사다. 법정, 피천득, 최인호, 이해인, 정채봉 등의 작품을 출간했다. 샘터파랑새소극장을 설립하고 샘터 갤러리를 운영했다.
장유하 작가(41)는 ‘아무렇지 않은 척’으로 2022년 샘터 동화상을 수상했다. 책으로 나올 때는 <안녕, 몬스>로 제목이 수정되었다.
<안녕, 몬스>는 아버지의 가정 폭력으로 이혼한 어머니와 둘이 사는 승재가 공황장애를 벗어나려고 다짐하는 이야기다. 4학년 인 승재는 아버지의 가정 폭력을 목격하자 공황장애가 생겼다. 비둘기를 따라 나무에 생긴 문을 통과하자 비둘기들이 말하는 나라로 이동했다. 쓰러진 비둘기를 발견하고 응급처치를 해준다.
아무렇지 않은 척 씩씩하게 다니다 보면 또 진짜 아무렇지 않아지더라구.
두려운 마음도 바람에 날아가는지, 어느새 원래 내 모습으로 돌아오더라구.
어린이에게도 공황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걸 생각해보지 못했다. 한 주에 최소 한 번 발생하는 공황 발작이 특징이다. 공황 장애는 유아보다는 청소년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약물과 행동 치료를 병용한다.
김윤아(30)의 <속도가 달라도>는 <버디를 찾아서>로 제목이 수정되었다. ‘하루 온종일’이라 불리는 연서와 ‘덤벙이’라 불리는 리나가 함께 옆 동네 문방구를 찾아가면서 겪은 이야기를 유쾌하게 담고 있다. 서로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인정하니 좋은 친구가 되어 있었다.
이용호(63)의 <배나무 꽃잎은 바람에 날리고>는 주인이 없는 양심 가게에서 항상 무엇인가 내고 가져가는 초록이의 이야기를 CCTV의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초록이는 항상 100원짜리 하나와 과자를 맞바꾼다. 어느 날 돈 대신 초롱이는 배꽃 잎을 지불한다.
우리 가게에 돈이 아닌 새로운 것을 가지고 온 유일한 손님이기 때문이야. 초록아, 너는 우리 가게의 다섯 번째 아름다운 손님이 될 거야. 내 가슴속에 아름다운 손님으로 새겨져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거야.
올해 동화 부문은 역대 최다인 418편이 응모되었다. 다양한 연령대의 수상자가 나와서 기쁘다. 글쓰기에 대한 열망은 나이와 무관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