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용인 사육장(처인구 호동 예직마을)에서 탈출한 반달곰 이야기를 들었다.
원래는 2021년 11월에 새끼 곰 5마리(80킬로)가 탈출했다. 두 마리는 생포되었고 두 마리는 사살됐다. 그 중 한 마리를 작년 3월에 양지면 평창리 기아연수원 인근 야산에서 포획한 것이다.
이 사육농장은 6차례에 걸쳐 12마리 곰이 탈출했다. 농장주는 불법 도축 사실을 숨기려고 한 마리가 탈출했는데도 2 마리가 탈출했다고 거짓 신고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돼 징역 6개월 선고 받았다.
이 사육장은 불법으로 운영하고 있었고 곰의 웅담을 체취하는 것이 목적이다. 곰이 10살 이상이면 합법으로 운영할 수 있다. 철장 가로 세로 2M 크기다. 복부에 구멍을 뚫어놓고 호스를 꽂아 뽑아낸다.
2009년 대한본초학회의 '웅담 대체한약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는 쓸개즙의 효능을 대처할 약재는 충분하며, 철창에 가둔 사육곰의 웅담은 한방에서 말하는 것과 같은 효능은 없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있었던 사건
지난 2011년 8월 12일 보도된 중국 매체 러민바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사건 당시 농장의 사육사가 새끼 곰에게 고무호스를 삽입해 쓸개즙을 빼내려고 했습니다.
새끼 곰은 고통에 울부짖었고, 이 소리를 들은 어미 곰은 우리를 부수고 뛰쳐 나와 새끼 곰에게 곧장 달려가 품에 안았습니다. 어미 곰은 새끼 곰의 발에 묶여있던 쇠사슬을 끊고 도망가려고 했지만 실패하였습니다.
그러자 어미 곰은 품에 안은 새끼 곰의 목을 졸라 질식시켜 죽인 뒤, 자신 또한 스스로 벽에 머리를 부딪혀 목숨을 끊었습니다.
평생 우리안에 살았던 어미 곰은 쓸개즙 채취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알고 있습니다.
어미 곰은 새끼 곰에게 지옥과도 같은 삶을 더 이상 살게 하고 싶지 않아 함께 죽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2022년 12월 울산 울주군청 법서읍 중리 농장에서 곰 세마리 툴출. 세 마리 모두 사살.
노장주인 60대 부부 숨진 채 발견.
지난 5월에 암컷 곰 탈출. 불법 미등록 사육시설. 환경부의 허가를 받아야만 사육할 수 있다.
농장주는 2018년 7월 경기도 한 농장에서 반달가슴곰 4마리 데려왔다.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농장 임대차계약서를 내고 사육장을 정식 등록하려 했다. 하지만 시설 미비로 반려. 2020년과 이듬해 각각 300만원 두차레 벌금형 선고.
정부는 전국에서 사육 중인 곰은 600여 마리, 불법 증식된 곰은 20여 마리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반복되는 불법 개체 증식과 탈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전남 구례와 충남 서천에 곰 보호 시설을 짓고 있는데요.
부랴부랴 전수조사에 나선 환경부는 보호시설이 완공되면 불법이라고 해도 사유재산인 곰을 몰수한 뒤 보호시설로 옮길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진작에 곰 보호 시설이 완공돼 두 차례의 벌금 대신 곰을 몰수하는 처분이 내려졌다면 어땠을까요.
2026년 1월 1일부터 곰 사육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에서 계류 중이라는 소식은 아쉬움을 더할 뿐입니다.
대체 우리나라의 반달곰 수입 역사는 어떻게 될까?
1981년 정부는 농가의 소득을 올리는 정책 중 하나로 농민들에게 맹수류 사육 허가했다. 곰, 호랑이, 사자, 늑대 등 수입해서 새끼를 낳게 하고 다시 다른 나라로 비싼 값에 수출하도록 한 것이다.
1985년은 곰의 수입과 수출을 중지한다.
1993년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가입하면서 도축까지 금지했다.
1999년 반달곰관리가 농림부에서 환경부 소속으로 이전했다. 안타깝게도 멸종위기의 반달곰을 먹여 살려야 하는 책임은 여전히 농가에 있다. 왜 정부에서 직접 관리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스물 네 살 이상의 곰만 도축할 수 있도록 허가했지만 나중에 도축 기준을 열 살 이상으로 낮춤. 반달곰의 평균 수명은 스물다섯 살이다.
사육장에 있는 1,000마리 곰은 복원 종이 아니다. 출신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 출신의 사육 곰들은 복원 대상인
'동북아시아 우수리아종
'에 속하지 않는다.
반달곰 탈출하는 이유
반달곰은 야생동물이다. 서울 전체 면적만큼 넓은 영역을 두루두루 돌아다닌다. 당연히 좁은 틀 안에서 사는 건 본능을 거스리는 행위다.
방탄소년단 뷔 팬들, '윈터베어' 1주년 기념 사육곰 구출 캠페인 기부 '사육곰 서포터즈' 자격
야생생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포획 채취가 금지되어 있지만 예외 조항이 있다. '재수출을 하기 위하여 수입 또는 반입하여 인공사육 중인 곰(수입 또는 반입한 것으로 증식한 개체를 포함한다)을 가공품의 재료로 사용하려는 경우'다.
2000년 지리산에서 극소수의 반달곰 서식이 확인되면서 필요성이 제기됐다. 방치할 경우 20년 이내 국내 반달곰이 멸종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20년 50마리(최소 존속 개체군)를 목표로 하는 ‘개체 수 불리기’ 작업에 돌입했다. 러시아 등에서 반달곰을 들여와 지속해서 방사하는 한편 야생에 적응하지 못하는 곰은 사육 시설로 옮겨와 키우는 방식이었다.
2004년 환경부에서 '지리산반달곰복원사업' 시작
2018년 반달곰 수는 56마리로 최소존속 개체 수를 넘어섰고, 케이엠-53을 필두로 반달곰들이 지리산이 아닌 새 서식지로 떠나기 시작했다. 현재 야생 서식 반달곰 79마리 가운데 4마리가 덕유산(전북 무주), 가야산(경남 합천), 수도산(경북 김천) 등 지리산 바깥에서 산다. 수컷인 이들은 짝짓기 철에 지리산으로 돌아온다. 지리산으로 한정됐던 서식지가 백두대간 북쪽으로 확산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2017년 여름, 지리산 반달곰 ‘케이엠(KM)-53’이 지리산에서 100㎞ 떨어진 경북 김천 수도산에서 발견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이 반달곰을 포획해 지리산으로 되돌려놨으나, 이 곰은 교통사고를 당하면서까지 두 번이나 수도산으로 향했다. 결국,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반달곰의 ‘의지’를 존중했다. 세 번째 방사 때, 이 곰을 지리산이 아닌 수도산에 놓아준 것이다. 김천시는 케이엠-53을 환영했다. 이 곰을 ‘오삼이’로 부르면서, 지역 대표 캐릭터로 삼았다.
2021년 정부 예산에 사육곰, 반달곰 보호시설 설계비 예산 2억 5천만원 확정. 전국 28개 농가 (사육곰 423마리)
참고문헌: 박하재홍, <돼지도 장난감이 필요해>, 슬로비, 2013.
기사: https://www.hani.co.kr/arti/animalpeople/wild_animal/1045588.html
[단독] 지리산반달곰, ‘통제’ 대상에서 ‘존중’ 대상 됐다
www.hani.co.kr
https://m.khan.co.kr/environment/environment-general/article/202212092126005#c2b
반달곰 ‘불법 증식’ 방치…곰도 사람도 죽게 했다
지난 8일 밤 울산에서 사육곰 3마리가 탈출하고 농장주는 숨진 채 발견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
m.khan.co.kr
2022년 동물자유연대에서 사육곰 22마리를 미국 생추어리(The Wild Animal Sancuary)로 보냈다.
https://www.animals.or.kr/campaign/zoo/59760
사육곰 22마리 미국 생추어리 이주 보고- 쇠파이프 삶에서 흙과 자연으로 가는 여정
참혹한 현장을 벗어나 신세계를 만난 곰들의 미국 이주기입니다.
animals.or.kr
사육곰 14마리를 구조하여 돌보고 있으며 한국 화천에 곰 생츄어리를 만들기 위해 준비중이다.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 Project Moon Bear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projectmoonbear.org
<곰마워> 다큐 상영
https://youtu.be/xyNi4Nf0WYo?si=AoOBgaOZD4oYRXu-